CROWN INTERVIEW

인터뷰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고객들을 엄선하여
크라운구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 입니다.

Choongmok Yoo

유충목 | 유리 공예 아티스트

 

EDITOR

유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꿰뚫어 보는 유충목 작가는
독일, 미국, 영국 등 세계 각지의 전시회에 참여하며
뛰어난 잠재력을 일찍이 인정받은 글로벌 유리 공예 아티스트다.

크라운구스 아틀리에에서 선보인 아트베딩을 시작으로
앞으로 유리라는 소재에 대한 인식을 바꿔 나가고 싶다는
유충목 작가의 흥미로운 예술관에 대해 들어봤다.

1 이번 아트 작품에 함께 전시된 <Modification No.3>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전시된 은 ‘별’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으로,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제 유년 시절을 상징합니다. 소년 시절의 저는 언제나 밤하늘에 별을 보며 미래를 상상하고는 했습니다. 조형 작가가 되고자 했던 어린 시절의 꿈과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어 성숙한 작가가 되자는 다짐이 담겨있습니다.
두 번째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흔히들 ‘환경오염’이라고 하면 생물학적인 오염만을 떠올립니다. 그렇지만 환경은 땅, 하늘, 바람처럼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걸 의미합니다. 만일 환경오염이 지금처럼 심각하게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우리가 보고 있는 밤하늘의 별도 오염으로 인해 변이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2국내에서 유리공예는 아직까지 생소한 분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가장 처음 유리 공예에 매료되신 이유가 있다면?

‘유리’라는 재료를 다뤄보고 싶은 호기심 때문입니다. 고등학생 시절, 조소를 전공할 때만 해도 조소나 조각 재료들은 돌, 흙, 나무, 합성수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TV에서 유리 공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1000℃가 넘는 온도에서 녹은 유리가 내뿜는 생명력과, 그것과는 대비되게 저온 상태에서 유리가 냉철한 모습을 띈다는 점에 매료되었습니다. 대학에 진학할 때 유리 공예를 전공으로 택하면서 본격적으로 유리 공예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3유리는 빛을 반사하는 동시에 머금기도 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유리의 양면성에 대해 궁금합니다.

유리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온도에 따라서 고체와 액체 상태를 오가는 양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유리는 ‘고체’가 아닌 ‘액체’입니다. 일반적으로 접하는 유리는 단단하고 깨지기 쉬운 상태입니다. ‘유리가 액체’라는 말은 조금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제가 작업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유리는 고온에서 녹아 있는 마치 젤리같이 말랑말랑한 유동성이 있는 액체 상태입니다.

4 20년 가까이 작가로 활동하시는 동안, 해외에서 유학 경험이 작가님에게 어떤 영향을 주셨나요?

지금까지도 제가 작가로서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미국과 영국 유학 시절을 떠올리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당시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학비, 생활비, 재료비를 비롯한 경제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제 삶의 모든 걸 혼자 감당해야 했어요. 그러면서 여러 직종 일을 경험하는 동안 유리에 관한 공부 말고도 인생 공부도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있었던 사건들을 생각하면 현재 이루어지는 작업이 고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5 슬럼프를 겪거나 회의감을 들더라도 꾸준히 작가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인생의 멘토는 경험이다.” 이 문장은 제 신조이자, 강의 때마다 전하는 이야기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어린 시절 바랐던 작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보낸 시간과 경험들 덕분에 슬럼프 같은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어떤 경험이 더 도움이 되냐는 기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경험이었던, 안 좋은 경험이었던 다채로운 경험들이 전부 모여 제게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전혀 다른 두 매체가 합쳐지면서 새로운 시너지를 창조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크라운구스의 베딩 아이템과 함께 완성된 디자인은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 냈습니다.

6크라운구스와 함께 이번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섬유는 유리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진
소재입니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전혀 다른 두 매체가 합쳐지면서
새로운 시너지를 창조하였습니다. 제 작품이 입체적으로 설치되는 것만이
아니라, 제 작품을 모티브 삼은 쿠션이 제작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크라운구스의 베딩 아이템과 함께 완성된 디자인은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번 아트 프로젝트를 열정적으로 맡아주신 크라운구스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7가나 아틀리에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셨는데,
아티스트에게 가나 아트센터는 어떤 존재인가요?

가나 아틀리에와 연은 맺은 지는 벌써 3년이 다 되어갑니다.
가나 아틀리에에 입주하고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작가로서 존중을
받을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사실 현실적으로 작가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얼마나 인기를 얻었는지 가 크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가나 아트센터는 소속된 모든 작가를 똑같이 존중합니다. 이 부분이
서로 다른 매체와 소재를 다루는 작가들 간의 긍정적인 상호 관계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쳐, 가나 아틀리에서의 작품 활동에 큰 시너지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8 유리 공예 작가로서의 철학이나 신념이 있다면요?

가능하다면 유리에 대한 선입견이나 편견을 바꾸고 싶습니다. 아직도 국내에서는 유리를 소재로서가 아니라 공예, 즉 소품 혹은 오브제로만 생각합니다. 대중은 유리를 소재로 조형적 언어를 구축해 소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리 공예 작가로서 활동하면서 지금까지도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는 ‘작업하던 중에 유리가 깨지면 어떻게 하냐?’ 입니다. 저는 그 역시 유리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유리가 깨지는 걸 두려워하면서도 깨진 유리가 간직한 아름다움에 매료되기도 합니다. 앞으로 여러 작업을 통해 유리도 흙, 금속과 같은 다른 소재처럼 여러 형태로 변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진 소재라는 점을 알리고 싶습니다.

9 작가로서 관객과 소통할 때 무엇이 제일 중요한가요?

관객과 소통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편안함과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관객이 작품 외에 호기심을 품은 부분도 이해하도록 도울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다루는 매체나 소재에 따라서 미세한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작가는 작품만이 아니라 관객과의 소통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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